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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림 여행기/메인

경계병의 스카이림 여행기 (3) - 첫 여정, 첫 동료



BGM : Vindsvept - Shimmering in the Shallows

http://vindsvept.com/



정식으로 스텐다르의 경계병이 된 아르비트는 

던스타를 거점으로 페일 지역을 순찰하는 경계병 활동을 시작했다.

그건 아르비트에게 있어 어엿한 스텐다르의 경계병으로서 첫걸음이었다. 



"호수가 반짝반짝~ 

어디보자.. 프리다 할머니의 연금술 반지, 러스틀레프씨의 책,

웨이파인더 선장님의 곱게 간 공허소금, 기 추가인가, 

왠지 모험가 같은 일이지만 뭐 어때, 이것도 주민들을 돕는 일인데."



주민을 돕는 사제이자, 괴물을 퇴치하는 전사인 스텐다르의 경계병으로서

아르비트는 하루하루 경험을 쌓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드넓고 거친 스카이림을 순찰하다가 죽어가는 경계병은 많다.

스카이림의 혼란과 가혹함 속에 불귀의 객이 되어버린 경계병들의 슬픈 말로는

아르비트의 마음에도 그늘을 드리웠다.  



따스한 경계병의 회관에서는 언제나 경계병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혼자였고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사실이 무겁게 느껴져 왔다.


그녀의 여정에 엄습해오는 죽음의 그림자와 추운 밤, 

그와 싸우면서 아르비트는 자신에게 새기듯이 되뇌인다.



"난 죽지 않아..!"



"난 결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쓸쓸하게 죽진 않아...!"



스며드는 고독감을 스카이림의 찬란한 별하늘과 오로라로 달래며

그녀는 계속해서 눈길을 밟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아르비트는 이스트마치 인근에서 한 용병과 마주친다.

그 첫만남은 그리 유쾌한 만남은 아니었다.



"다크 브라더후드가 너를.... 크헉!" 


"암살자면 암습을 햇!"



"하하하! 암살자에게 습격당하고, 늑대에게 습격당하고 바쁜 아가씨로구만! 

한가한 내가 도와주지!"



"잠깐만! 난 당신이 늑대떼에게 습격당하고 있어서 도와주려다....!"



"하, 이제 좀 피가 뜨거워지는군. 

싸움을 즐기는 사람도 있는 거지, 바로 나처럼!"



"저런 낡은 철 대검으로도 굉장한 일격...

아, 맞다! 

지금이야말로 스텐다르의 경계병답게 말해볼 순간이야!"



"흠흠, 항상 빛을 향해 걸으시오. 그렇지 않으면 억지로....."


"여어, 스카이림은 귀여운 아가씨가 혼자 돌아다니기에는 위험한 곳이지.

여행을 하려면 널 위해 싸워 줄 검이 필요하다고."


"저어... 난 스텐다르의 경계병인데...."


"그럼 더욱 더 내 검이 필요하겠군."



"내 이름은 스텐버! 용병을 찾는다면 제대로 찾은 거다.

스카이림에서 나보다 검을 잘쓰는 사람은 없으니까!"



"뭐야, 이 사람? 아까부터 내 말은 하나도 안 듣고,

스텐다르의 경계병을 무시하고....!"



"듣자듣자하니까! 

지금 여기 있는 암살자와 늑대 세 마리를 쓰러뜨린 건 나! 당신은 겨우 늑대 두 마리!

솜씨를 자랑하기 전에 여기서 벌어진 상황부터 이해하란 말야!"


"우웃?!"  



"왠지 모르지만 화가 난 거 같군... 늑대에게 어딘가 잘못 물렸나?

이거 곤란한데, 난 의사도 사제도 아니라서 말야."



"아아~?! 아까부터 스텐다르의 경계병이라고 말하고 있었잖아! 

나는 전사이자 사제! 누가 지켜줘야 되는 여자애가 아냐!

그리고 이 상황도 그냥 엉망진창! 누가 돕거나 도움받은 것도 아니라고!"

 


"하지만 아가씨는 지금 위험한 상황이지

저기 널부러진 다크엘프. 

다크 브라더인가 하는 음침한 놈들의 일원인 거 같은데."


"다크 브라더후드... 

이제 거의 몰락했다고 들었는데, 설마 내가 표적이 될 줄은..." 



"불안한 것 같군. 아가씨.

그야~ 언제 암살자가 뒤에서 칼을 꽂을지 모르는 상황이면 무섭겠지."


"나는 암살이나 싸움이 두려운 게 아니야..."



"나는 스텐다르께 부끄럽지 않은 올바른 일을 위해 싸우고 있는데도..

누군가의 증오의 대상이 되는 게 두려운 거야...."



"왜 고민하지는 잘 모르겠지만, 

검을 휘두르는 전사라면 명예롭게 싸워도 원한 한 두개쯤 사는 건 흔한 일이지.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저쪽에서 맘대로 원한을 품는 거니, 이쪽에서 고민해봤자 별수 없어."


"그건 그렇지만..."



"하하! 아가씨는 내가 붙어있으니 안심해도 돼!

내 검은 날카롭고, 나는 전투에 목말라 있지! 그럼 출발해볼까~"


"그 철 대검은 별로 날카로와 보이지 않은데.... 

게다가 난 아직 당신을 고용하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완전 제 멋대로인 사람이네.

솜씨는 뛰어난 거 같으니까, 잠시 같이 다녀도 상관은 없을 거 같지만...."



"그런데... 우린 여긴 뭐하러 온 거지? 아가씨 이름은 뭐였더라?"


"...빨리도 묻네. 내 이름은 아르비트. 

그리고 이 버려진 동굴 어딘가에 있는 프리다 할머니의 연금술 반지를 찾으러 온 거야."


"오오, 스텐다르의 경계병도 그런 모험가 같은 일을 하는군."


"...잡담은 그만. 늑대 우는 소리가 들리니까 싸울 준비나 해

고용비도 지불했으니까 이제와서 꽁무니 빼면 엉덩이에 한 발 쏴줄 거야."



"우오오! 추워어! 

손가락이 얼얼해서 검도 제대로 못 쥐겠구만!"


"스텐버, 당신 노드면서 왜 그렇게 추위를 타?

같은 노드인 나도 이 동굴에서는 모피 없이 버틸만 한데..."



"우오오! 춥다 추워!

젠장, 이 추위를 잊을 수 있다면 술 한 잔에 얼마라도 내겠어."


"아, 정말... 잠깐 들고 있는 배낭 좀 내려봐."



"자, 산적두목에게서 뺏은 냉기저항 마법부여된 곰 모피 망토.

나는 크고 거추장스러워 안 입고 있었지만, 당신 덩치라면 문제 없겠지?"


"오, 이거 좋군. 한결 추위가 덜 한데?  

생각지도 못한 보수를 받았으니 더 잘 싸워야겠군."



"좋아, 여긴 안 춥군! 으랏차차!!"



"하하~ 그렇게 뒤뚱거리며 물러나는 놈은 이거다!"



"후읍!!"



"하나씩 처리하라구, 드로거는 그렇게 무섭지 않아. 

수가 많으면 좀 곤란해지겠지만 말이야."



"으랴아아-!!"



"하하, 멀리도 날아갔군. 누가 더 드로거를 멀리 날리는지 시합해볼까?"


"그런 유치한 시합을 뭐하러!"


"그래? 

분명 나보다 더 멀리 날리려고 한 걸로 보였는데 말이야." 



"응? 뭔가 발밑에서 철컥.. 커헉!"


"함정이야! 조심해!"



"엇? 후우.. 이거 괜찮은데. 

회복마법을 쓰는 동료가 있는 것도 좋군."


"내가 있을 때는 상관없지만.. 

포션 정도는 가지고 다니지 그래?"


"하, 그런 건 산적들에게 적당히 뺏어쓰면 돼."


"뭐라고는 못하겠네..."



"스텐버, 좀 들어줬으면 하는 게 있는데."


"상관없어, 돈을 잔뜩 건네줘도 괜찮아."


"그래? 그럼 여기 있는 은괴와 아마포 전부, 고대 노드 무기, 

그리고 아까 주운 금괴와 책, 고대 노드 투구와 부츠 전부 부탁할게."


"커억!"



"으라차아-!!"

"하앗-!!"



"벼라별 함정이 다 있군! 조심해!"


"큭!"



"...Ro Da...!!"



"뭐지, 이 드로거? 

다른 드로거보다 강한 데다 이상한 힘까지 쓰고....!"



"상관하지 마! 다른 놈들처럼 굼뜨기는 마찬가지야.

한놈씩 집중공격해서 쓰러뜨리면 돼!

으랴아아!!"


"스텐버! 뒤에-!"



"고맙군!"



"슬슬 호흡이 맞아가는군.  기세로 정리해버리자!"


"그래!"




"이 드로거, 강했어. 이 묘지의 수호자 같은 거였을까..."


"드로거치곤 나쁘지 않았지만, 우리 두 사람의 적은 아니었지."


"그렇네..."



"또... 이 석비의 빛이 흘러오면 

몸안의 피가 요동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도 이런 석비를 몇 번 본적이 있지만 저렇게 빛나는 건 처음 보는데..

어이, 괜찮은 거야?"


"괜찮아... 이제 없어졌어.

뭔가 전하려는 거 같은데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답답할 뿐..."


"괜찮으면 됐어. 그런 체질인 사람도 있는 거겠지."


"그게 무슨 체질이야."



"그래서? 다음은 어디로 가는 거지?"


"다음은 웨이파인더 선장님이 부탁한 곱게 간 공허소금 찾기...

짐작되는 위치로 추정해보면 모탈을 지나 하얄마치와 하핑거의 경계지역까지 가야할 것 같아."


"이거 참, 모험가 뺨칠 정도로 모험을 찾아다니는 경계병 아가씨로군."


"스텐다르의 경계병에 대해 쓸데없는 말 하지마." 



아르비트는 조금씩 찾아오는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밤은 더 이상 춥지 않고, 같이 싸워주는 사람도 있다.

스텐버와 함께 하는 여행은 즐거웠다.


그건 마치 경계병의 활동이 아닌, 

자유롭게 모험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언제 봐도 경쾌하게 싸우는군! 네가 싸우는 모습은 보기 좋아. 

전투의 베테랑은 마땅히 존경받아야지."


"당신은 과묵해보이면서 꽤 수다쟁이네. 좀 더 싸움에만 집중할 수 없어?"


"진정한 노드라면 검도 날카롭게, 혀도 날카롭게, 라는 거다. 으랴아~!"



"어이구야~, 이런 동굴에서는 발이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 

돌바닥위에서 넘어지면 뼈가 부서질지도 몰라."


"스텐버야말로 조심해추우면 움직임이 둔해지는 주제에."



"들어오자마자 성질난 곰탱이들의 환영인사로군!" 


"그럼 응답해줘야지!"



"윽, 발이!"


"하, 말하기 무섭구만!"



"나는 안 보이냐? 

옆구리 텅 비었다! 곰자식아!"



"하앗-!"



"자아! 아가씨쪽이 아니라 이쪽이다! 이쪽!"


"무슨 소릴, 이 녀석 모피는 내 거야!"


"하하~ 욕심쟁이로구만!"



"이 녀석은 뭐야? 

트롤에 썩은 스위트롤과 잡동사니를 덕지덕지 붙인 몰골을 하고선." 


"경계병인 나도 이런 괴물은 처음 봐...!"



"에이이~ 그냥 쓰러뜨리면 그만이지! 간다-!"


"내가 측면을 칠게!"



"이길 수 있어!! 

그게 처음 상대하는 괴물이라도!"



"하하, 멋진 싸움이었어! 아가씬 어때?"


"어? 아... 나도 꽤 괜찮은 싸움이었던 거 같아..."



"쓰러뜨리긴 했지만... 이 괴물은 대체 뭐?"


"트롤의 먼 친적형쯤 되는 놈 아냐

싸우다보니 내 몸이 멋대로 트롤을 상대하는 식으로 움직이더군."


"아, 나도 나도."



"와아~ 이렇게 맑은 햇살은 너무 오랜만이야."

스텐버, 저기 햇살에 강이 반짝이는 것 좀 봐."



"하! 이제야 그렇게 기분 좋게 웃는 것도 보는군."



"내가 그랬어? 난 그렇게 무뚝뚝한 성격 아닌데?"


"고용주께 본대로 말해주는 거지.

내가 본 거라고는 퉁명스럽게 입을 삐죽이거나, 이따금 전투에서 보여주는 섬찟한 미소밖에 없군.

뭐, 여자는 그렇게 웃는 게 보기 좋아."



"그냥.. 조금 얼어 있었나 봐

나의 웃는 얼굴..."



"하하, 오늘 저녁 식사당번인 내가 솜씨를 발휘해볼까!

몸을 뜨끈하게 하는 스튜라면 자신있지!"


"스텐버, 정말 고마워..."



"하, 아직 스튜는 되지도 않았다고. 

먹어보고 나서 감사해도 늦지 않아!"



<고마워.. 나의 웃는 얼굴을 되찾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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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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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텐버는 공격력이 강한 양손무기 전사인데다, 노드면서 추위를 잘 타는 독특한 개성,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제가 좋아하는 NPC입니다. 

특히 여캐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에요. 이 여행기에 나오는 스텐버의 대사 중 상당수는 원래 스텐버가 말하는 대사에서 인용했습니다. 

Follower Commentary Overhaul - FCO 모드를 설치했더니 여행시 대화 횟수나 바리에이션이 늘어서 애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2) 스텐버는 원래 윈드헬름 여관에서만 고용할 수 있는 팔로워지만, 제 경우는 Extended Encounters 모드로 길거리에서 산적과 싸우는 스텐버와 

만났습니다. 근데 그 때 아르비트에게 늑대떼가 꼬이고, 다크 브라더후드 암살자 인카운터까지 발생, 산적을 쓰러뜨린 스텐버는 바로 늑대에게 돌격, 

완전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죠. 여행기에서 아르비트와 스텐버의 만남은 이 플레이를 반영한 것입니다.


3) 다크 브라더후드가 보내오는 암살자는 영 암살자 답지 않게 공격해옵니다. 

원래 목적이 플레이어에게 다크 브라더후드 팩션의 가입을 상기시키기 위한 인카운터 이벤트라서.. 

하지만 스카이림 모드의 세계는 넓어서 이 암살자를 강화시켜주는 모드도 있어서 나중에 설치해볼 생각입니다.


4) 스샷으로 전투신을 잇는 건 어려운 일이네요. 덕분에 이번 편은 꽤 오래 걸렸습니다.  

다음 편에는 힘을 좀 빼야.. 첨언하자면 저는 전투신에서는 거의 포즈 모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모션은 몇 가지 쓰고지만 기본적으로 바닐라와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카이림은 원래 게임내에 자주 나오지 않을 뿐, 상당히 많은 포즈나 모션이 갖춰져 있죠. 

이걸 활용해 순간적으로 포착해내는 동작만으로도 왠만큼 멋진 컨셉샷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스크립트를 줄이려고 Frost Fall을 안 쓰니까 캠핑 장면 연출하기 힘드네요. 모드를 따로 늘리긴 싫고, 급한대로 AFT를 도입해서 야영지 기능을 

썼는데, 야영지 규모가 커서 캠핑할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겨우 어떻게 스샷찍고 나중에 생각해보니 Wet and Cold 에도 텐트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