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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림 여행기/메인

경계병의 스카이림 여행기 (2) - 통과의 의식




BGM : Vindsvept - Rite of Pas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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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병의 회관에 한 명의 경계병이 돌아왔다.

그의 이름은 하인리히. 


칭찬에 인색한 칼세트 국장도 '경계병의 귀감'이라는 평가를 아끼지 않는 

경계병의 능력과 마음가짐, 무엇 하나 뒤떨어지지 않는 노련한 경계병이었다.





하지만 하이락에 파견되었다가 돌아온 하인리히는 신무기인 쇠뇌 몇 정을 회관에 가져왔고 

쇠뇌의 도입을 반대하던 칼세트와 의견충돌을 일으켰다. 


경계병은 스텐다르의 영광을 위해 괴물들을 축출하는 전사이자, 선량한 민중을 보살피는 사제여야 한다.

이 무기는 우리 경계병을 영주나 민중들에게 위협적인 무장세력으로 인식시킬 것이다.

스카이림의 경계병을 총괄하는 칼세트 국장은 그런 이유로 스카이림의 경계병들을 쇠뇌로 무장시키는 걸 반대해왔다.



"이게, 쇠뇌?"


"그렇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로 제작할 수 있으면서도, 

고급소재의 활에 필적하는 위력과 그 이상의 저지력을 가지고 있지.

 경계병을 떠난 이스란이 이끄는 흡혈귀 사냥꾼들은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무기다."


"칼세트씨의 방침을 거스르면서까지 이걸 회관에 가져온 이유가 뭐죠?"


"나 역시 칼세트가 주창하는 경계병의 모습이 진정한 경계병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스카이림내에서 경계병 활동은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아직은 칼세트의 방침으로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바꿀 수단이 없다면 바뀔 수조차 없는 거다.

스텐다르께서도 우리가 항상 경계하길 바라실 거라 믿고 있다."



"자네라면 경계병으로서 이 쇠뇌를 어떻게 하겠나? 

쓸 텐가? 쓰지 않을 텐가?"



"당연히 쓰죠무기에는 마음이 없어요.

결국 쓰는 사람이 어떻게 쓰느냐에 달린 거잖아요?"



"보통 그런 말은 위험과 교만의 징조로 들리기 마련이지만, 자네가 하는 말은 다르게 느껴지는군.

자신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순수한 열의와 오기가 느껴져...

그럼 앞으로 경계병의 겸손과 순종의 서약에 따라 나의 지시를 잘 수행해주게."



"아아~ 역시 칼세트가 하인리히에게 널 맡겼군.

못 들었어? 

앞으로 하인리히가 너의 감독관이 되어 경계병의 의무와 수양을 감독하게 될 거야."



 "뭐어?"



하인리히가 아르비트를 감독하게 되면서 그녀의 경계병 생활은 일변했다.

하인리히는 적극적으로 아르비트를 경계병 임무에 투입시켰다.




데이드라, 데이건의 광신도, 늑대인간, 흡혈귀.. 

아르비트는 경계병이 무찔러야 할 적과의 싸움을 연달아 겪어나갔다.

하인리히는 마치 그녀의 한계를 시험하듯이 다소 가혹하게 느껴질 만큼 임무를 밀어 붙였다.



"이 녀석은 엉성한 소환사의 실패로

탐리엘에 계속 머무를 수 있게 된 정령이다!

잘 새겨둬라, 소환 마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자네는 방어막 주문을 전투에 제대로 응용하지 못하고 있군.

왜 파괴마법이 날아드는데 방어막을 펼치지도 않고 돌진하나."


"진짜 위험하면 나도 잘 쓴다고요. 어쨌든 이겼으니 된 거고..."


"그러면 아무리 지나도 방어막을 전투에 제대로 쓸 수 없지 않나!

자신이 좋아하는 싸움만 하려는 전사는 반드시 허를 찔리게 된다.

함께 싸우는 동료들에게는 또 하나의 적과 같다!

먼저 경계병의 전투술부터 완전히 몸에 익혀라!"


"크으으~ 이 사람, 칼세트씨를 능가하는 잔소리꾼이었어...!"



"묵상은 그 사람이 단련해 정신을 형태로 드러내주지

호흡, 자세, 존재감으로 연마된 정신의 강도를 보여준다.  

자네의 묵상은 내가 봐온 경계병 중 최악이로군.

묵상과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자세가 떨릴 리가 없다."


"그, 그건 칼세트씨가 항상 스텐다르의 제단을 독점하고 있어서...."


"스텐다르의 경계병이 묵상과 기도를 올리는 곳이 바로 

스텐다르를 영접하는 제단이다!" 



"헉... 헉... 이젠 내가 장작을 패는 건지, 장작이 날 패는 건지 모르겠어..."


"스텐다르의 경계병은 거만한 전사가 아니라 항상 겸손한 자를 말한다.  

자네가 의로운 투쟁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면, 더러운 손과 고된 일로 흐르는 땀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헉헉.. 난 땀도, 노동도 싫어하지 않고.. 몸 움직이는 거 좋아하는데.."


"누가 노는 기분으로 하라고 했나.

노동은 우리가 스텐다르께 바치는 예배의 형태 중 하나라는 걸 잊지 마라.  

손이 단순한 작업에 종사하는 동안, 마음은 복음에 대한 묵상으로 자유로워져야 한다."



"스텐다르께 바칠 헌금을 모으기 위해 광부일이라니 이게 무슨...."


"여어, 아가씨~ 힘 좋은데? 광부는 정직한 직업이지.

나랑 살림차리고, 곡괭이와 철광의 노래를 부르며 재미나게 살아보지 않겠나?"


"닥쳐, 닥치라고, 아저씨..

닥치지 않으면 아저씨 머리통과 곡괭이가 부딪치는 노래를 들려줄 거야..."



 

전투, 훈련, 수양의 나날로 아르비트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한 달째가 되던 날, 하인리히의 갑작스러운 지시는 

아르비트가 놀랄만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밀어붙인 무리한 일정을 수행하느라 수고많았다.

칼세트와 나는 오늘부로 자네를 던스타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던스타는 최근 문제가 더 많아진 곳이 되었지. 

자네가 민중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그들에게 스텐다르의 빛이 되어주게.

필요하다면 던스타외에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도 허락하지." 



"네...? 혹시 그건..."


"그렇다. 오늘부터 자네는 어엿한 스텐다르의 경계병으로서 스카이림에서 활동하게 된다.

또한 쇠뇌 한 정을 휴대하는 것도 허가한다. 

모쪼록 지금까지 배운 것을 마음에 새기고, 부끄럽지 않은 스텐다르의 사도로 스카이림에 빛을 퍼뜨려주게."



"알겠습니다! 스텐다르의 경계병 아르비트! 

바로 던스타로 출발하겠습니다!"


"자네에게 스텐다르의 가호가 있기를.

중대한 사태가 일어났을 때는 경계병의 회관에 보고하는 것도 잊지 말도록."



"하인리히, 내 야생마 같은 제자를 다루느라 수고 많았어.

스승으로서 한 잔 권하는 게 예의겠지."



"하하, 칼세트! 늘 경건한 당신이 술을 권하다니 이 한 잔은 거절할 수 없겠군요."


"놀리지마. 스카이림은 추운 곳이야. 

브레튼인 나는 하루에 한 두잔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 없지.

그보다 내 제자와 소란스러운 한 달을 겪어본 소감은 어때? 

너라도 감당하기 힘들지 않았어?"


"속세의 나쁜 버릇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경계병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당신의 제자는 순수합니다

칼세트, 당신의 훈육이 올바른 길로 인도한 것이겠지요."



"정직히.. 놀란 건 저입니다. 그녀는 마치 한계가 없는 것 같은 재능의 소유주입니다.

실력면으로 평가하자면 이미 한 사람의 경계병의 몫을 해내고도 남을 겁니다.

다만..."



"그녀는 결코 억눌리지도 꺾이지도 않을 강인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습니다.

스스로 세상의 운명의 중심에 서는 자만이 가지고 있는...

그건 선하다고도 악하다고도 할 수 없는 그녀의 본성입니다."



"스텐다르의 축복으로, 그녀는 이 세상을 좋아하고 

민중의 삶을 사랑하는 자비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경계병의 사명이나 누군가의 가르침이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그녀 자신이 그러고 싶기 때문이죠."



"이건 단언하겠습니다. 

칼세트... 당신도, 나도 아르비트를 우리가 생각하는 경계병으로는 만들 수 없을 겁니다."



"그녀는 그녀가 되고자 하는 스텐다르의 경계병이 되던가.. 

스텐다르의 경계병이 아니게 될 겁니다."



"당신과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녀가 어떤 길을 택하든 

스텐다르의 빛을 저버리지 않게 애쓰는 것뿐입다."



"그녀는 스텐다르께서 우리의 성전에 내려주신 소중한 빛.. 

그 반짝임이 앞으로도 꺼지지 않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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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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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계병 하인리히는.. 스카이림 본편에 나오는 캐릭터가 아니라, Vigilant of Stendarr Quests 모드로 경계병의 회관에 추가되는 NPC입니다. 

이 모드는 스텐다르의 경계병 팩션에 가입하게 해주고, 하인리히에게 7개의 경계병 퀘스트를 받을 수 있게 해줍니다.

모드에서도 꽤나 갈구시는 분인데, 경계병의 마음가짐과 상식도 가르쳐주기 때문에 좀 더 경계병 플레이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번 화에서 하인리히에게 갈굼당하는 아르비트는 이 모드의 7개의 퀘스트를 반영한 것입니다.


2) 보통 스카이림의 전투원 NPC들은 PC의 레벨에 따라 레벨링되는데, 일반 경계병은 최소 5레벨 ~ 최대 25레벨. 

칼세트씨나 툴란 같은 정예 경계병은 최소 15레벨 ~ 최대 30레벨이고, 전직 경계병인 던가드의 지도자 이스란처럼 최소 15레벨에서 

PC의 레벨 x 1.1배로 레벨링하는 NPC도 있지만, 하인리히는 모드 추가 NPC여서인지, 무려 50레벨! 처음부터 50레벨입니다. 

스카이림 최강의 경계병이네요. 생긴 것도 저만하면 꽤 미남. 깐깐한 면이 있지만 왠지 정이 가는 NPC였습니다. 


3) 쇠뇌가 등장했습니다만, DLC 던가드를 플레이하다보면 뱀파이어에게 지배당한 스텐다르의 경계병과 싸우는 퀘스트가 있죠.

그런데 이 경계병들은 전부 쇠뇌로 무장하고 있어서 좀 센 편입니다. 

이스란도 원래 경계병 출신이니, 쇠뇌는 원래 스텐다르의 경계병에서 유래된 무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경계병 회관의 경계병들이 쇠뇌를 쓰지 않았던 이유와 관련 설정을 덧붙여 보았네요.